2020. 12. 31. 23:02ㆍ책, 1년에 100권
TV 방송, 유투버, 다른 책들에서 언급도 많이 되었지만, 두꺼워서 선듯 읽으려는 생각이 들지 않았던 책 총,균,쇠.
자꾸 미루는 습관을 이겨보려고 빌려왔다. 이 책을 보는 것을 미루어왔던 내가 미망하게 느껴질만큼 흥미넘치는 내용을 머금고 있었다.
책의 저자는 제레드 다이아몬드. UCLA 의과대 생리학 교수이다. 이책은 1997년에 원서로 출간되었고 1998년에 한글로 번역 출판 되었다.
책에서는 왜 근,현대에 와서 서구 문명이 세계에 가장 선진의 기술과 문명을 가지게 되었고 동남아나 아프리카와 같은 곳은 그러하지 못했는가에 대한 물음에 대하여 인류의 시작이라 추측되는 700만년전 부터 현재까지의 흐름을 짚어 보면서 진화생물학, 언어학, 생태지리학, 고고학, 인류학, 유전학, 병리학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며 그 해답이라고 생각되어지는 굵은 줄기를 찾아 보여주고 있다.
내가 읽은 것은 2003 개정판으로 프롤로그 앞쪽에 '한국 독자에게 드리는 편지'가 추가 되어있었는데 이것만 보더라도 저자의 지성과 인성, 내공이 느껴져 소름이 돋았다. 꼭 한번은 읽어야하는 책이라고 생각되어진다.
그리고 또 유익한 점은 2003년 개정판에는 에필로그와 특별 증보면 뒤에 '2003 후기'라고 추가된 내용이 있다. 1997년 책이 발행되고나서 저자는 각계각층의 사람들로부터 질문과 자료를 받아보았다고 하면서 어떤 내용이나 질문이 있었는지 그리고 그것에 대한 자신의 생각이나 대답이 있었는데, 이부분을 읽으면서 다른 사람들은 이 책을 읽으면서 어떤 지식을 얻으려고 했는지, 혹은 이 책을 읽은 후 어떻게 응용하려고 했는지를 엿볼수 있었다. 그리고 한편으로 나는 왜 이런 생각이나 질문을 떠올리지 않았을까하는 아쉬움이 떠올랐다.
책 내용 정리
인간 사회의 궤적에 영향을 미치는 환경적 요소들은 무수히 많으며...내가 보기에는 그중에서 다음 네가지가 가장 중요한 차이점인 듯하다. 첫번째는 가축화, 작물화의 재료인 야생 동식물의 대륙 간 차이다. 그것은 식량 생산이야말로 잉여 식량을 축적하는 데, 그리고 아무런 기술적 정치적 이점이 없어도 순전히 그 숫자만을로도 군사적 이점을 갖는 대규모 인구로 성장하는데 결정적이기 때문이다. 두번째 차이는 바로 확산과 이동의 속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이고, 이것 역시 대륙마다 크게 달랐다. 확산과 이동의 속도는 유라시아에서 가장 빨랐는데, 그것은 유라시아의 주요 축이 동서방향이며 생태적 지리적 장애물도 비교적 적기 때문이었다. 세번째 요인들은 바로 각 대륙 '사이'의 확산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인데, 이것들도 가축, 작물과 기술을 축적하는데 보탬이 될 수 있다. 어떤 대륙은 다른 대륙에 비해 고립되어있고, 따라서 대륙간 확산의 난이도 역시 각각의 경우에 따라 달라졌다. 네번째이자 마지막 요인들은 각 대륙의 면적 및 전체 인구 규모의 차이다. 면적이 넓거나 인구가 많다는 것은 곧 잠재적인 발명가의 수도 많고, 서로 경쟁하는 사회의 수도 많고, 도입할 수 있는 혁신의 수도 많다는 뜻이다. 그리고 늘 혁신적인 문물을 도입하고 보존해야 한다는 압박감도 그만큼 커지는데, 그렇게 하지 못하는 사회는 대개 라이벌 사회에 의해 제거되기 때문이다.
역사의 가장 광범위한 경향뿐만 아니라 그보다 규모가 작고 단기간에 걸친 역사의 경향에 있어서도 역시 환경적 요인들이 중요하게 작용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상황은 변하는 것이며 과거의 우위가 미래의 우위를 보장해 주지는 않는다는 교훈이다.
물리학자와 화학자는 거시적 차원에서 보편적인 결정론적 법칙들을 정립할 수 있다. 그러나 생물학자와 역사학자는 통계적 추세만을 정립할 수 있을 뿐이다.
나는 지리적으로 분열된 유럽에서는 정치적 집단 사이의 경쟁이 혁신을 자극한 반면, 통합된 중국에서는 그러한 경쟁의 부재가 혁신을 주춤하게 했다고 추론했다. 그렇다면 유럽보다 정치적 분열의 정도가 심하면 더 좋아질 수 있을까? 아마도 아닐 것이다. 인도는 지리적으로 유럽보다 훨씬 더 분열되어 있었지만 기술적으로는 덜 현식적이었다. 다는 이를 보며 '최적 분열의 법칙'을 연상했다. 즉 혁신은 분열이 최적에서 중간정도에 머문 사회에서 가장 빠르게 일어나고, 지나치게 통합되었거나 너무 분열된 사회에서는 불리하게 작용한다는 것이다.
대륙, 국가, 혹은 민족마다 역사가 다르게 진행된 것은 각 민족의 생물학적 차이 때문이 아니라 환경적 차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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